이 글은 자세한 묘사가 있습니다.
주의해 주세요.
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.
난 동생을 질투하면서도
너무 사랑한다.
나랑 같은 부모를 겪어왔기에
동질감인 것 같으면서도
어릴 적부터 엄마가 주입시킨
책임감으로 인해
동생을 거의 자식처럼
생각할 때가 많다.
동생과 나는
그날만 생각하면
괴로워하는 날이 있다.
언제인지는 모른다.
내가 초등학생이었다.
여느 때와 같이 나는
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
공부를 하는 둥 마는 둥
책상에 앉아있었다.
무슨 일이 있었는지 지금은 생각도 나지 않는다.
왜 그렇게 엄마가 화가 나있었는지
엄마는 나를 의자에서 밀쳤고
난 의자에서 떨어져
바로 옆에 있던 벽에 몸을 부딪혔고
그 구석에서 내팽개쳐져 있었다.
엄마는 구석으로 나를 더욱 몰았고
난 뒤로 점점 물러났다.
엄마는 내 한쪽 팔을 붙잡고 당기며
한쪽발로 내 명치와 목 사이를 밟으며
잘못했다고 얘기하라며
소리쳤다.
나는 말을 할 수 없을 만큼
숨이 막혔다.
그 와중에 등이 찌릿하고 따끔했다.
등 뒤에 있던 전선의 피복이 뜯어져서 살짝 벗겨져 있었는데
그 부분이 등에 닿아 전기가 통하며
아주 조금 감전이 되고 있었다.
엄마의 눈은 반쯤 돌아 있었다.
나를 끊임없이 몰아붙였다.
나는 정신이 혼미한 와중에
그 당시에 주변 상황이 눈에 들어왔었다.
내 동생은 의자에서 일어나
그 상황을 떨며
지켜보고 있었다.
아빠는 문 밖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며
가만히 서 있었다.
나는 계속 발버둥 치다
겨우 죄송하다고 외치며
벗어났고
그 이후에 정신을 차린 후
다시 책상에 앉아
공부를 하는 듯이 있었다.
그날 그 이후는 기억나지 않는다.
그리고 가끔 동생과
그 얘기를 했다.
처음에
동생의 심정을 들었을 때
눈물이 펑펑 났다.
그 상황을 기억하고 있어줌에
고마웠던 것이 아니라
딸 같은 동생이
그 어린 나이에
그런 것을 보게 한 미안함,
그리고 그것을 간직하고 있음에
괴로웠을 마음이 너무
속상했다.
가끔
엄마에게
말을 해본다.
펑펑 울면서
그때 일을 사과해 줄 수 있냐고
그때마다 엄마는 기억이 안 난다고 하며
피곤하다는 듯이 회피해 버린다.
그럴 때마다 그저 답답하고
가슴이 공허하면서도
쥐어짜고 싶을 만큼
고통스럽다.
그런 날은 방에서
과호흡이 올 때까지
펑펑 울다가
잠이 든다.
당한 사람은 끝까지 기억한다.